1917: 원컷 전쟁 영화의 숨겨진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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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포스터 이미지. 조지 맥케이 배우가 전장 한가운데서 군복을 입고 있는 장면 입니다.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하나의 거대한 영화적 환영입니다. 2019년 아카데미 수상작인 이 영화는 단일 연속 촬영(one-shot)처럼 보이는 형식을 통해 관객을 1차 세계대전의 참호 속으로 몰입시킵니다. 그러나 이 무결점의 서사 뒤에는 정밀한 연출, 치밀한 동선, 혁신적인 촬영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917이 이 놀라운 “원컷”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그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봅니다.

끊김 없는 한 장면의 환상

1917은 하나의 연속된 테이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러 개의 장시간 촬영을 정교하게 이어붙인 결과물입니다. 샘 멘데스 감독과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는 관객이 주인공과 함께 실시간으로 전쟁터를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주기 위해 이 착시 효과를 연출했습니다.

카메라는 결코 시선을 거두지 않으며, 서사의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장면 전환은 벽 뒤, 어둠 속, 빠른 팬(whip pan) 등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철저히 계산되어 있습니다.

프리 프로덕션: 수개월에 걸친 리허설과 세트 설계

촬영 이전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멘데스와 디킨스는 스토리보드와 프리비주얼을 통해 장면마다의 동선을 완벽하게 계획했고, 배우의 움직임, 카메라 이동, 조명 타이밍까지 수개월간 반복 리허설이 진행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세트가 장면의 ‘시간’에 맞춰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장면이 5분 분량이라면, 그 5분 동안 배우와 카메라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거리와 구조가 필요했기에, 세트는 연극 무대처럼 ‘동선 우선’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카메라의 무중력 이동

1917에서 카메라는 공중을 떠다니는 유령처럼 움직입니다. 이는 스테디캠, 크레인, 돌리, 차량 장착, 드론 등 다양한 장비를 조합하여 가능했습니다. 종종 장면 중간에 카메라를 다음 오퍼레이터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움직임이 끊기지 않도록 유지했습니다.

로저 디킨스는 이 복잡한 전환들을 완벽하게 숨기며, 카메라가 언제나 이야기 속에 녹아들게 했습니다. 카메라는 때로는 주인공과 함께 숨고, 때로는 함께 뛰며 관객을 안내하는 조용한 동행자가 됩니다.

조명: 자연스럽지만 정밀하게

원컷 촬영의 특성상, 장면 중간에 조명을 다시 세팅할 수 없습니다. 디킨스는 자연광과 현장 조명(실제 소품 속 조명)을 적극 활용하여 현실적인 분위기를 유지했습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해를 재현한 대형 조명을 크레인에 매달아 세트 위에 배치했고, 야간 장면에서는 조명탄과 불빛을 배우의 동선에 맞춰 안무처럼 연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기적으로 보이는 빛의 변화는 철저히 통제된 결과물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편집 기술

편집자 리 스미스는 수많은 롱테이크를 ‘한 컷’처럼 보이도록 연결해야 했습니다. 전환은 어두운 화면, 카메라 회전, 장애물 뒤로 이동하는 순간 등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컷 덕분에 관객은 편집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몰입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 같은 편집 방식은 이야기의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도, 기술적 완성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덕분에 영화는 실시간으로 촬영된 듯한 리듬을 유지합니다.

실시간 서사가 주는 감정의 몰입

원컷 형식은 단순한 연출적 장치가 아닙니다. 관객을 이야기 속 시간에 ‘가두는’ 서사 장치입니다. 컷이 없다는 것은, 관객도 주인공과 함께 숨을 참고, 뛰고,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긴장, 공포, 희망이 모두 실시간으로 전해집니다.

이 실시간의 몰입감은 전쟁의 공포를 더욱 현실적으로 전달하며, 1917을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인간적인 체험으로 바꿔놓습니다.

결론: 기술 너머의 감동

1917은 기술적으로 완벽한 영화이자, 감정적으로도 울림이 있는 작품입니다. 그 “한 컷”의 형식은 시각적 도전인 동시에, 서사의 본질을 끌어올리는 수단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치밀한 계획과 창의적 연출이 어떻게 진정한 몰입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교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1917을 보며 숨겨진 컷을 눈치채셨나요? 원컷 형식은 여러분의 감정 몰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https://youtu.be/ZIQbJemUedU?si=4deeVzixkqEtq8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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